전라남도 해남군에는 16년째 메주를 쑤고, 장을 담그는 엄마 김연아 (54) 씨와 4년 전, 엄마 곁으로 돌아와 일을 배우는 딸 서하린 (32) 씨가 산다. 바쁠 때만 되면 어딜 가냐는 연아 씨의 투정에도 불구하고, 하린 씨가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하린 씨의 두 아들 고결 (7), 고운 (6)이 유치원에서 돌아오기 때문이다.
4년 전,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난 뒤부터 연아 씨는 불안감과 불면증에 시달려왔다. 딸 하린 씨 역시 이런 엄마를 혼자 둘 수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해남으로 돌아온 것이다. 연아 씨는 엄마를 위해 돌아와 준 딸이 고맙고 미안하지만, 이렇게 자신을 놔두고 대구에 있는 남편에게 갈 때면 야속한 기분이 든다. 불안한 마음을 떨쳐보려 장독을 닦고, 또 닦아 보는 연아 씨. 그러나, 16년 전 10개로 시작한 장독이 400개가 될 때까지 함께했던 남편이 떠올라 그리움만 짙어진다.
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던 딸이 해가 저물고 나서야 돌아왔다...